부모님을 닮아서 공부를 못하는 걸까?

[틴매경] 김기원의 싸이 2015. 10. 14. 15:53

부모님을 닮아서 공부를 못하는 걸까?


아이의 공부 때문에 부모들은 서로를 탓하기도 한다. 그때 단골로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당신 닮아서 공부를 못한다”이다. 이 말은 우리가 지능과 공부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잘못된 믿음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다. 지능에 대한 대표적인 고정관념은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머리는 죽을 때까지 그대도 유지되며 그것에 의해서 학습 능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부모님 들은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 라고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자신은 좋은 머리를 물려주었는데 아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은 아이에게 있다고 돌림으로 자신의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과정에 아이는 부모가 가진 지능에 대한 잘못된 신념을 학습하게 된다.

하지만 지능은 다양한 원인에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 지능은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부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라면서 어떠한 환경에 노출되었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물론 동기나 감정 상태 그리고 지능에 대한 믿음에 따라 지능은 달라질 수 있다.

오래전 산 후앙의 통합 학교에 근무하던 캘빈 에드룬트(Calvin Edlund)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의 지능지수가 개선될 수 있는지 관심을 가졌다. 그는 5~7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지능검사를 실시하고 몇 주가 지난 뒤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누어 비슷한 지능검사를 다시 실시하였다. 이 때 한 집단의 아이들에게 지능 검사 전 한 문제 맞출 때 마다 초콜렛을 하나씩 줄 것이라고 말해 두었고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때 마다 초콜렛이 주어졌다. 결과적으로 초콜렛을 받은 집단은 지능검사에서 처음 검사보다 12점이 더 높아진 반면 초콜렛을 받지 않은 집단은 1점이 높아지는데 그쳤다. 이런 결과를 겨우 몇 주 만에 그것도 한쪽 집단만 머리가 좋아 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아이들이 초콜렛을 먹고 싶다는 동기가 이들의 지능지수를 높인 것이다.

하지만 이 보다 더 놀라운 연구도 있다. 스텐포드 대학 심리학과의 케롤 드웩(Carol Dweck)은 사람들이 지능을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두 가지라고 보았다. 어떤 사람은 지능이 변화하지 않고 고정된 즉 영속적이라 보는 보고, 다른 사람은 지능이 잘 바뀌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녀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 중 지능이 고정된 것이라 믿는 집단과 지능이 변화한다고 믿는 집단을 구분하고 수학 성적을 매 학기마다 관찰하였다. 그 결과 지능이 고정된 것이라고 믿는 집단에 속한 학생들의 수학성적은 매학기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지능이 변화한다고 믿는 집단의 수학성적은 매 학기마다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자연스럽게 교육이나 학습을 통해서 이러한 믿음을 바꿀 수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드웩과 동료는 지능이 후천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쳤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무작위로 나누어진 두 개의 집단에 대하여 한 집단에는 지능이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을 가르쳤고 다른 집단에는 그와 관련이 없는 다른 내용을 가르쳤다. 그 결과 지능이 바뀔 수 있다고 교육을 받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하여 학생들의 동기와 수업태도가 좋아졌으며 수학성적 역시 높아졌다.

변화는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을 때 일어난다. 이런 연구 결과는 자신의 지능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 실제 능력 역시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며 부모가 보이는 태도가 어떻게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 주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햐할 일은 지능을 바라보는 생각부터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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