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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3 안정과 항상성이라는 꿈부터 깨라.
  2. 2011.06.30 안정된 조직의 환상은 버려라

안정과 항상성이라는 꿈부터 깨라.

생활과 심리학 2011. 7. 13. 00:33
안정과 항상성이라는 꿈부터 깨라(2006/06/30)

많은 사람들이 안정된 삶과 안정된 조직을 원하고 있다. 정말 그것이 최선의 길일까? 최근 심장의 박동과 관련한 연구에서 과거의 상식과는 전혀 반대되는 놀라운 결과가 밝혀졌다(물론 이에 대한 다른 학자들의 반론도 이어지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안정(stability)과 항상성(homeostasis)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리학자와 의학자가 만나서 일을 하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서로 독립적으로 일을 하던 시기에 비하여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아마도 이와 같이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서 연구하는 것이 학문세계에서는 일상적인 일이 될 것 같다). 그 중에서 한 가지 중요한 업적은 심장과 관련된 일로서 이들은 건강한 사람의 심장일수록 더욱 불규칙하게 뛴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과거 심장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심장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에게 물어보면 신체에 일정한 양의 혈액을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기관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심장의 움직임이 규칙적이고 예측가능하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하였고 이러한 믿음에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스턴 대학의 물리학과에 재직하고 있었던 펭(C-K. Peng) 스탠리(E. H., Stanley)와 하버드 의과대학의 심장전문의사였던 골드버그(Ary L. Goldberg)등이 이러한 “상식”에 대하여 의심을 가지고 도전하게 되었다. 그들은 연구 참가자들에게 홀터 레코드(Holter Recoder)를 부착하고 24시간 동안 심장박동을 관찰하였다. 정상적인 사람의 심작박동과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normal-simrihak.gif


이와 같은 결과에서 높이 올라간 곳은 운동이나 혹은 흥분으로 인한 것이고 낮은 부분은 휴식에 의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빈도의 형태가 불규칙적인 것은 일종의 잡음(noise)로 보았다. 그러나 연구에 참여한 물리학자는 이러한 잡음에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이 패턴 등을 확대해 본 결과 부분들은 전체의 모양과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한번 확대된 것을 다시 확대해 보아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다시 말해서 심장박동은 자기 유사성의 형태를 보이는 프랙탈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결과는 정상인의 심장박동을 심장발작을 겪었거나 혹은 부정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기록과 비교할 때 나타났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대상으로 심장박동을 기록한 결과는 아래의 그림과 같다.

 

chf-simrihak.gif

이들이 보이는 심장박동 패턴에서는 정상인에게 보이는 불규칙성은 거의 발견할 수 없었으며 아주 규칙적이고 주기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평균 박동 수는 정상인의 박동수와 비교해 볼 때 아무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즉 외형은 유사하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의 기준으로 볼 때는 이런 결과는 아주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의 심장은 일정한 주기로 움직이면서 일정한 양의 피를 신체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 고 있었는데, 실제 얻은 결과는 원래의 상식과는 다른 것이다.  즉 심장은 주기적으로 일정한 혈액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보다는 인체가 변화하는 외부상황에 맞게 간격과 양을 조절하여 신체에 혈액을 공급해야하는 복잡 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심장이 주기적이고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신체가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노출되고 그것에 맞게 움직여할 때(예를 들어 개가 쫓아와서 갑자기 도망가거나, 차가 달려들어  점프를 해야 할 상황)에 인체가 필요한 혈액을 공급해 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런 심장을 가지고 있는 유기체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역시 복잡적응계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우리의 인체가 가지고 있는 건강한 심장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가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가진다.

지금까지 조직이던 개인이던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았다. 즉 어떤 외부의 변화가 오면 일시적으로 변화하고 움직이지만 그 충격을 흡수해서 원래의 상태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사업체가 안정된 상태에 머무르기를 바라고 있으며, 개인 역시 안정된 조직과 직장을 바라고 있다. 직장을 찾는 구직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많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직장으로 안정성이 있는 직장을 원하고 있다. 안정성이란 말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한 말로 들리지만 안정이 되어 그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면 개인이던 조직이던 건강성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건강한 심장의 움직임이  불규칙한 속성을 가지면서 변화하는 외부의 상황에 적응해 가듯이 개인과 조직 역시 외부의 변화에 즉시 대응 할 수 있어야 하며, 내부에서 스스로 변화를 가져오는 방식의 복잡적응계의 행동양식을 가질 때 건강한 개인이고 건강한 조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과 조직이 어떻게 해야 복잡 적응계의 행동양식을 가질 수 있을지는 다음 글에서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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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조직의 환상은 버려라

생활과 심리학 2011. 6. 30. 17:02

안정된 조직의 환상은 버려라. (2006/02/02 18:04)

어떠한 조직이던 일단 조직이 만들어지고나 면 가장 원하는 것은 안정된 상태로 가는 것이다. 과연 안정된 상태가 살아남기 위해서 지향해야 할 상태인가?  안정된 조직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법률적, 합리적 권한에 입각한 관료제이다. 베버와 같은 사람은 법률적 합리적 권한에 입각한 관료제가 “다른 여타의 조직형태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에 다른 조직형태를 지배할 수 있는 가장 능률적인 조직형태"라고 보았으며, 많은 조직들은 이와 같은 조직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직은 환경이 안정된 상태에서만 기능할 수 있는 조직이며 환경이 불안정해지면 살아남을 수 없다. 과거와 같이 환경의 변화가 아주 천천히 일어나는 사회에서는 안정된 조직은 외부의 충격을 흡수해서 약간 움직였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즉 오뚜기와 같은 조직이 가장 이상적인 조직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것은 오뚜기가 서있는 판이 움직이지 않는 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것이다. 지금의 외부변화는 판 그자체가 움직이는 정도이기 때문이 아무리 오뚜기처럼 일어서려고 해도 정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권투가 절정기였을 때 등장한 성공적인 권투선수는 대부분 가난한 집에서 못먹으면서 운동을 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안정된 가정에서 편안하게 밥을 먹으면서 풍족하게 운동을 하지 않았다. 그들이 경험한 것은 내일이 보이지는 않는 불안정성이고 혼돈의 가장자리이며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다. 그들은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생존을 위해서 움직였고 그 것이 세계챔피언과 같은 성공을 낳았다. 축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항상 자신이 주전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혼돈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을때 선수들은 자신의 최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헝그리 정신이라는 불안정성의 상태를 가지고 있을때 성공적인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변경하기 힘든 견고한 체계를 가진 시멘트와 같은 조직은 강한 지진이 왔을 때 집이 무너지듯이 외부의 변화에 부서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정말 외부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은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유체금속(fluid metal)과 같이 유연한 형태의 조직이다. 이와같이 언제라도 형태를 변화해서 새로운 상황에 맞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하려면 조직은 항상 변화의 상태가 유지되는  즉 혼돈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야 한다. 이 같은 혼돈의 가장자리에서는 자율적 요동을 통해서 새로운 질서가 나타날 수 있으며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질서는 조직을 살릴 수 있는 내부의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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