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1.07.22 승진에 가산점이 더 중요하다니?
  2. 2011.07.22 머리 나쁜 사람이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 2
  3. 2011.07.22 별난 고객은 혁신의 출발점이다
  4. 2011.07.22 깨진창문이론; 주어진 것 이상을 본다-외부의 관점
  5. 2011.07.22 깨진창문이론; 침묵은 동의를 의미한다(내부의 관점).
  6. 2011.06.30 공무원보다 전문가가 편하다?

승진에 가산점이 더 중요하다니?

변화 2011. 7. 22. 18:25
승진에 가산점이 더 중요하다니?(2007-08-23)

포털의 뉴스란에서 황당한 제목의 기사를 발견하였다. 제목에 "'파렴치' 공무원, 토익점수 170→770 변조해..."라고 되어 있다. 왜 공무원이 토익점수가 필요했던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발동했다.  글을 읽어보니 서울시에 근무하고 있는 6급공무원 모씨가  올해초 정기인사에서 5급으로 승진하기 위하여 토익점수 170점을 770점으로 변조하고 있지도 않은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아들이름을 자기이름을 고쳐서 제출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이렇게 제출한 두가지의 가산점을 얻어서 그것으로 승진심사 대상에 들어갈 수 있었고 결국 대상자 4명 중 최종 승진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기사를 읽던 중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하였다. 

토익 가점 0.25점과 워드프로세서 가점 0.5점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근무평점,교육성적,경력점수는 별로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가점이 승진대상자의 서열을 판가름한다.



      옥션에서 토익점수를 사는게 어떨지.... 옥션에서는 안파는게 없다


그래서 서울시 승진심사과정에 대하여 살펴 보았더니 근무성적 평정 50점, 경력평정 30점, 교육평정 20점으로 100점이 되고 자격증 가점이 최고 0.5점, 외국어 시험이 최고 0.25점 그리고 근무지 점수가 최고 2.26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말 어이가 없다. 근무평정, 교육평정, 경력평정을 합한 점수인 100점 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다해야 3.01에 불과한 가산점이라니.... 이건 주객이 전도되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 



              5급으로 일을 하려면 이런 점수가 필요한가? 덜덜덜


공무원의 근무평점, 교육성적, 경력점수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 우열을 가릴 수 없어서 점수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인지 아니면 평가 자체가 잘못되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 만약 전자라면 할 수 없겠지만 후자라면 우린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승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그사람이 그 직위에 맞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해야 하는데 그런 중심적인 요인보다는 토익점수니 혹은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같은 주변적인 요인에 의해서 승진대상자에 포함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결국 우리 중앙인사위원회도 일부분에서 있어서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공무원의 인사와 관련하여 가장 권위를 가지고 있는 우리기관에서 근무평가와 교육평가 그리고 경력평가에 대한 체계적인 방법론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책임도 일부분 있는 것이다. 또한 승진에서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들을 제안하고 또 이를 널리 보급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 

공공부분의 인력개발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역량중심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각 직무에 맞는 역량모델링을 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선발과 교육훈련 그리고 배치를 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실제 승진과정에는 제대로 적용되고 있지 않아 이런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어디에선가 동맥경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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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나쁜 사람이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

생활과 심리학 2011. 7. 22. 17:34
머리 나쁜 사람이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2006-11-15)

PSAT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오해 중의 한 가지는 이것이 지능검사가 아니냐는 것이다(여기에 대해서는 다음기회에 상세히 설명하겠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질문은 "그럼 앞으로는 공무원은 머리 좋은 사람만 뽑겠다는 것이냐"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에는 무심코 그냥 지나갔지만 어느 날 문득 생각을 해보니 이건 공무원 전체를 모욕하는 좀 열받을 만한 이야기 였다. 그 질문 속에 숨어있는 의미는 공무원은 머리 좋을 필요가 없다 것이다. 물론 머리만 좋은 사람보다는 성실한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얼마 전 모 대학의 행정학과에 재직 중인 현직 교수로부터 직접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더 충격적 이였다. 그분은 공무원은 머리 보다는 얼마나 성실한지를 기준으로 선발해야한다고 하면서 머리가 좋으면 좋은 머리로 일은 안하고 나쁜 짓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그 사람이 정말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그 학교의 학생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들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솔직히 말하면 나의 분노게이지가 급상승하면서 폭주모드로 돌입할 뻔 하였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무원을 보는 기준은 이중적이다. 공직설명회를 나가서 학생들에게 공무원에 대하여 생각나는 것을 물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철밥통"이고 다음으로 "복지부동", "비효율" 심지어 "세금도둑"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공무원이 되고 싶어한다. 마찬가지로 PSAT에 대해서 지능검사가 아니냐고 그리고 머리만 좋은 사람 뽑아서 뭐하는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수험생이다. 그들이 이런 비난하는 것은 자신들의 지능이 낮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자신보다 머리가 나쁜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지 못할까봐 이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지 나로서는 알 수 가 없다.

 

 
지능검사 한번 받아볼까?

 앞으로의 시대에서 공무원은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과거와 같이 국민들이 순진하고 관에서 하는 일이라면 별 불만 없이 따르던 시대에서는 그런 인물들이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요즘은 이런 시대와는 다르다.

 그러나 국민의 지적, 정신적 수준이 나날이 높아진 새로운 시대에서 그리고 오래전부터 다른 나라와 경쟁이 치열해 진 이런 시대에 멍청한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의 적이며 차라리 없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밤잠을 안자면서 열심히 노력했다", "일요일도 쉬지 않고 일을 해왔다"와 같은 말은 이제 더 이상 면죄부가 되지 못한다. 머리 나쁜 사람이 성실한 것은 도리어 불성실한 것 만 못한 것이다. 이제는 열심히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하는 공무원 보다는 일과 휴식의 균형을 잡으면서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그런 공무원이 필요한 것이다. 근면 성실이 요구 되었던 산업화 시대를 지나 지식 정보화를 기반으로 하는 신경제 시대에 들어서 있다. 이와 같은 시대에 필요한 공무원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정책을 수립 할 수 있는 번뜩이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치밀한 조직력과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과 불편함을 미리 알 수 있는 감수성과 , 조직구성원을 설득하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머리 좋은 사람들이 선발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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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고객은 혁신의 출발점이다

생활과 심리학 2011. 7. 22. 17:05
별난 고객은 혁신의 출발점이다(2006-08-04)

종종 민원인들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경험하거나 혹은 아무리 이야기를 해줘도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동료직원들에게 한적도 있을 것이다. 그때 나오는 이야기 중 한가지는 “그런 또라이 같은 놈이 있나?”, “그런 것 까지 어떻게 들어줘 말도 안되지.” 혹은 “그런 특수한 경우까지 어떻게 고려하나? 그냥 무시해 버려” 라는 말들이다(나만 그런 경험을 하나?). 그 말은 민원인의 생각은 공무원의 입장에서 볼 때 상식을 벗어나는 말도 되지 않는 요구이고 따라서 그런 것은 무시하거나 혹은 술자리의 안주 정도로 취급해 버려도 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것을 조금만 다르게 보면 그 순간이 바로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문제인식을 위한 출발점은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이다.
혁신으로 유명한 디자인 기업인 IDEO [1] 에서 CEO로 있은 Timothy Brown은 얼마 전 MIT에서 있었던 강연[2] 에서 IDEO의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는 수단으로 여러 가지(여기에 대해서는 다음기회로 미루겠다)를 나열하면서 그 중 중요한 하나가 바로 극단적 사용자라고 하였다. 중앙부에 위치한 일반적인 사용자는 매우 예측이 가능하며 생각한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들이 만족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디자인을 할 때 극단적 사용자들조차 만족할 수 있도록 고려할 때 제대로 된 혁신적인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고 하였다.
과거에는 기업에서 불만을 자주 표시하는 고객을 더 이상 자신의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고 무시하려는 정책을 사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사람들을 기업의 혁신에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들의 요구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줄 경우 그 고객들은 해당기업에 더욱 충성심을 보여준다는 연구도 있다.

애내들 다르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공무원들도 상식이 통하는 평범하고 정상적인 민원인(?)들을 만나서 일을 하게 되면 쉽게 민원을 처리할 수 있고 우리 자신도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공무원이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상식이 통하는 평범한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해서 분위기를 어렵게 하는 사람도 있고, 말도 안되는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사람들과 만날 때 “왜 재수없게 이런 사람만 나한테 걸리나?”와 같은 생각을 하기 보다는 이것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왜 이 사람이 이런 요구를 하는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이들의 요구를 합리적으로 해결해 줄 때 국민은 공무원을 더욱 믿을 수 있는 존재로 느끼게 될 것이다.


 

[1] 이 회사의 혁신활동은 유쾌한 이노베이션(The art of innovation, 2001)이란 제목으로 세종서적에서 출판하여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있다.

[2] 이 주소로 찾아가면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http://mitworld.mit.edu/video/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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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창문이론; 주어진 것 이상을 본다-외부의 관점

생활과 심리학 2011. 7. 22. 17:01
깨진창문이론; 주어진 것 이상을 본다-외부의 관점(2006-08-01)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객의 요청을 무시하는 직원이 존재하는 것은 무슨 문제를 낳는가? 고객은 그 직원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자동차 정비소에 가서 자동차를 고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자동차 정비공이 공구를 아무렇게 방치하고 여기 저기 필요한 공구를 찾아 다닌다면 우리는 그 정비소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를 생각해 보라. 사실은 그가 대단이 천재적인 정비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의 정비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사소한 공구도 하나 제대로 못챙기는 사람이 어려운 정비를 어떻게 할까라는 확대 해석을 하다. 또 의사와 간호사가 입고 있는 더러운 가운은 그 병원이 과연 질병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을까? 라는 의심하게 하는 첫번째 출발점이 된다.  마찬가지로 고추가루가 묻어있는 물컵과 수저를 내 놓은 음식점에서는 그 음식점의 총체적 위생상태를 의심할 수 밖에 없고 음식을 먹는 내내 찝찝한 느낌을 떨쳐내 버릴 수 없을 것이며 결국 다음에는 그 음식점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갈 가능성 보다 더 높아 질 것이다. 

고객의 이해하지 못하고 고객의 요청을 무시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고객은 그 공무원을 만을 탓하지 않는다. 그는 "물론 많은 공무원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떤 공무원은...."이라고 말을 할 지도 모르지만 그의 진짜 생각은 "공무원이 뭐 그렇지"라고 생각한다. 그 고객은 하나의 증거를 가지고 주어진 것이 상을 추론하고 확대해서 해석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억울하다고 그 사람을 불러서 개별적 증거를 확대해석 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면서 논리학과 심리학을 강의 할 수없다. 이미 그는 그렇게 생각을 해버렸고 그 생각의 그의 입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퍼져나갈 것이다. 구전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는가?  우리가 아무리 신문과 방송등을 통해서 공무원이 일을 잘한다는객관적인 증거를 들이된다고 해도 내가 직접알고 있는 사람의 한마디가 나에게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자동차를 살때를 생각해 보라 당신이 수많은 냉정하고 객관적 조사를 통해서 D사의 차가 성능과 서비스 모든 면에서 다른 차들을 압도한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하자. 그러나 이런 객관적 증거도 친한 친구의 말 한마디에 무너진다. "야! 뭐 D사의 차를 산다고? 미쳤구나... 우리 형이 그 차를 작년에 샀는데, 지금 타고 다닌 시간보다 정비소에 가있는 시간 더 많아? 우리형 그것 때문에 얼만 열을 많이 받았는데" 아마 당신은 그 차를 사고싶은 생각이 쑥 줄어 들 것이다.  이런 공무원을 그냥 둔다는 것은 국민으로 하여금 주어진 것 이상을 상상하게 하는 결과를 낳게하고 그가 부정적 정보를 전달하는 포탈이 되게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무원은 즉각적 재배치 혹은 재교육을 통해 엉뚱한 결과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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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창문이론; 침묵은 동의를 의미한다(내부의 관점).

생활과 심리학 2011. 7. 22. 16:53
깨진창문이론; 침묵은 동의를 의미한다-내부의 관점(2006-08-01)

공무원의 신분보장은 왜 필요한지는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것이 효율을 해친다는 점은 분명히다. 깨진창문이론에서는 조그만 허용이 큰 문제를 낳는다고 한다. 무임승차와 낙서 그리고 구걸과 같은 가벼운 범죄를 그냥 둔다면 다른 비슷한 범죄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가벼운 범죄에서 조금씩 무거운 범죄로 허용하는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그것은 범죄를 행하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그것을 막아야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마찬가지로 비효율적이고 나태하며, 조직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해를끼치는 공무원을 아무런 제제로 취하지 않고 그냥 둔다면 정부가 그런 행동을 용납한다는 인상을 주게된다. 왜냐구? 침묵은 동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청난 결과는 바로 이런 조그만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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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보다 전문가가 편하다?

생활과 심리학 2011. 6. 30. 16:39

전문가와 공무원(2005/04/19 21:45)

얼마 전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분으로부터 “전문가들은 좋겠어요? 매번 새로운 것 안 배워도 되고... 바뀐 것 조금씩만 보충하면 되잖아요” 라는 말을 들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릴까 의아해 했더니 바로 다음과 같은 말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다른 사람들이 금방 그 일을 배우지 못하잖아요. 일반 행정을 하는 우리 같은 공무원은 누구나 금방 배워서 일을 할수 있어서...”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그 자리에서는 “그런가요”하고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 이 후에 생각해 보니 그렇게 간단히 생각할 문제는 아닌 듯 했다.

음식점을 한번 생각해 보자. 수많은 중국음식점이 있고 그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주방장들이 있다(오해는 하지 마시라. 주방장을 절대 폄하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이들은 누구나 “자장면”, “짬뽕(정확히는 초마면)”, “볶음밥” 그리고 “탕수육” 같은 것을 만들 줄 안다. 심지어 몇몇 음식은 금방 배울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 사이에는 엄연히 실력차이가 존재한다는 어떤 중국집은 손님으로 미어터지는 반면 어떤 음식점은 파리만 날리는 곳도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방송에서 음식점을 취재하여 보여주는 곳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면 일반적은 것을 가르쳐 주면서 결정적인 장면에 가면 “이 부분은 비밀입니다” 또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알려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을 “노하우”라고 한다. 물론 이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노하우를 안다고 해서 모든 것이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때의 차이를 “손맛”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말이나 글로 분명하게 드러낼 수 없는 형태의 지식을 묵시지(tacit knowledge)라고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묵시지는 환경이나 매체의 도움 없이 공식적으로 가르침을 받거나 언어화 되지 않고 실제 경험을 통해서 획득되는 어떠한 과제, 또는 직무에 대한 실제적 해결방법을 말한다. 이 지식은 개인의 일상적인 의식에 속하지는 않지만 필요할때는 자동적으로 사용되어 지는 것이다. 이러한 묵시지는 도처에 널려 있으며 매우 중요한 지식이다. 이에 비하여 언어로 분명하게 기록된 지식을 형식지 혹은 명시지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형식지는 언어로 표현가능하며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지식이다. 이의 예로는 서류, 매뉴얼, 제품사양, 공식, 화학식,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은 것이 있다. 이는 학교나 연수원 같은 교육기관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지식의 전형이다. 이런 명시지는 여러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또 계속 만들어 지고 있다. 아마 “일반 행정을 하는 우리 같은 공무원은 누구나 금방 배워서 일을 할수 있어서..”라고 할 때 행정은 명시지의 관점에서의 행정을 말한 것 같다. 요즈음 중요성을 부각되고 있는 고객관리라면 “고객관리 매뉴얼”이 명시지가 될 것이며 의전절차를 담고 있는 매뉴얼, 시험 실시와 관련된 매뉴얼, 평가센터를 운용하는 매뉴얼 등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시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묵시지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매뉴얼이나 처리지침이 있지만 그것이 모두 담을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이를 유연하게 잘 해결하는 능력이 더 요구 되는 시대이다.

지능에 대해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심리학자인 Sternberg는 명시적으로 가르쳐 지지도 않고 많은 경우 언어화도 되지 않는 묵시지가 실제 세계에서는 성공의 기초가 된다고 하였다.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서도 유사한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묵시지는 학교장면 외의 직무 장면에서 전통지능보다 더 나은 예측력을 보여주고 있다. 즉 전통적 지능의 개념은 공식적 교육장면을 벗어난 개인의 학교생활이나 학습장면, 그리고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직무성과를 예측하는데 문제가 있었지만 묵시지는 자신이 처한 장면에서 객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는 개인들일수록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앞에서 말한“일반 행정을 하는 우리 같은 공무원은 누구나 금방 배워서 일을 할 수 있어서...”란 말은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없다. 그분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우리가 지식을 보는 관점 때문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지식으로 대접을 받으려면 분명하게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점수로 나타낼 수 있거나, 학위나 혹은 자격증과 같은 것으로 표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그러나 정말 지식은 이러한 명시적인 측면 보다 묵시적인 것이 더 효용을 발휘할 수 있다. 묵시지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사면 인사 조직이면 조직과 같은 한 분야의 업무를 계속해서 이를 내면화(internalization)할 때 이러한 묵시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 과정이 명시지에서 묵시지로의 변환이라고 한다. 이처럼 자신의 업무가 몸으로 체화(embodiment)된 묵시지를 가진 사람이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묵시지도 자꾸 정리를 하고 글로 남기다 보면 또 다른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것을 자꾸 공동의 경험으로 바꾸려고 노력을 하고 표출하면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묵시지와 결합을 하게 되어 더 나은 묵시지가 만들어 진다. 물론 묵시지가 명시지로 변환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가지게 되어 지식의 폭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조직은 개인이 관심을 가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거나 혹은 개인의 묵시지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등 묵시지가 창조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좋은 묵시지를 제공하고 이를 활성화 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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