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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t Blue가 될 것인가 기존의 항공사로 남을 것인가?

생활과 심리학 2011. 7. 22. 17:29
Jet Blue가 될 것인가 기존의 항공사로 남을 것인가?(2006-10-09)

광활한 국토라는 미국의 지리적인 특이성으로 인하여 항공 산업은 오랫동안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미국을 6시간 만에 횡단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비행기 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록 911테러 이후로 잠시 주춤한 적이 있었지만 고객들은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항공기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의 항공 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코메디의 소재로 사용될 만큼 좋지 않기로 유명하다. 비싼 요금, 좁은 좌석, 맛없는 기내식(심지어 돈을 받고 팔기도 한다) 그리고 성의 없는 서비스로 유명하지만 고객은 비행기를 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좋지 않은 서비스 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을 알고도 고치지 않으려는 태도가 더 큰 문제였다(여기서 뜨끔 했다).

 
비행기 뒷날개 문양부터 뭐 좀 다른 것 같다.

 

이러한 태도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이 항공사나 저 항공사나 바꾼다고 해서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며 따라서 항공상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Jet Blue라는 독특한 항공회사가 출현하였다. 이 회사는 기존의 항공사가 하지 못했던 방식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존 항공사가 제공하던 맛없는 기내식 대신 간단한 스낵을 제공하고, 좌석의 등급구분을 없애고, 최신영화를 상영하는 대신 위성 TV를 제공해 준다. 물론 이런 변화를 통해서 가격을 낮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뛰어난 서비스는 바로 승무원의 미소 띤 서비스 이다.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얘네들도 제법 예쁘다.

 

이와 같은 Jet Blue가 등장하자 다른 항공사들은 이에 대항하기 위하여 Song과 Ted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서비스를 축소하고 항공운임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중 Song과 같은 경우는 마케팅의 측면에서만큼은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성공이 전체적인 것으로 까지 확대될 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몇 가지를 들 수 있는데 한 가지는 이 프로그램이 한정된 지역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비록 Jet Blue가 운행하는 항로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유사한 항로를 운항하며 이 항로에 대하여 매우 싼 가격과 높은 마일리지를 집중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Jet Blue는 항로를 포기한 적도 있다.  두 번째는 기존 항공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즉 성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승무원의 태도는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들은 Jet Blue가 자신의 승객을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에 대하여서는 닮으려 하지 않고 단지 가격이 싼 또 다른 브랜드를 내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공공부분의 서비스는 미국에서의 Jet Blue가 등장하기 전의 항공서비스와 매우 유사하다. 국민으로서는 선택할 대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서비스라 생각할 수 있다. 공무원도 이런 생각을 드러내 놓고 하지는 않지만 깊은 구석에서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대안이 있기만 한다면 다른 것을 선택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서비스라고 버티다가는 뒷통수를 맞는 수가 있다. 우체국은 아마도 택배라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모든 우편물은 자신들을 통해야만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체국의 수많은 서비스들이 불만의 대상이였다. 보낸 편지는 도착하지 않고 소포는 늦게 도착하거나 심지어는 아예 사라지는 일도 생겼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과 택배라는 민간배송시스템이 등장하자 사정은 달라졌다. 설마 설마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들은 우체국보다는 민간기업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기 시작했고 우체국은 위기를 겪게 되었다. 실제로 1993년 5만 7600여개였던 우체통은 2003년 3만 6천개로 줄어들었다. 우편 물량도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우정사업본부의 우편사업단은 62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우체국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우체국에 민간 편의점이 입점하고 공공기과 최초로 마케팅팀도 만들었으며, 언론홍보를 위한 홍보대행사 까지 지정하였다.  물론 일의 내용면에서도 엄청난 혁신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런 과정에서 혁신이 이루어지고 민간과 경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춤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는 점이다.

 

 
앙증맞기는 한데...

 

 

그렇다면 행정안전부는 어떨까? 정부의 인사에 관한 모든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기관이라서 안심이 될 지도 모른다. 우리말고 누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러나 인사업무는 정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사에 대한 수 많은 노하우를 가진 조직들이 여기저기에 포진하고 있다. 숫자로만 따진다면 이런 규모를 가진 조직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숫자의 차이를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언제라도 가능만 하다면 정부의 인사업무를 맡으려는 용의가 있는 조직과 개인은 많다. 비록 지금은 법률로 인해서 보호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가지나 그러리란 법은 없다. 우리보다 더욱 공정하고 효율적인 일처리를 할 수 있는 대안이 존재한다면 국민은 그들을 선택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정년 보장 때문에 조직이 해체되어도 개별 공무원들은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과연 그럴까? 자신의 무능으로 인해서 자신이 속해있던 조직이 사라졌는데 그들을 또 다른 조직에서 흡수해 줄까? 당신이 다른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과연 그런 조직의 구성원들을 받아 들이고 싶을지를 한번 생각해 보라. 다른 조직에서 당신을 원할 때는 당신이 속해 있는 조직이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을 때 뿐 이다.

자 이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Jet Blue가 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항공사로 남을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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