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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만 하면 정말 잘될까?

생활과 심리학 2011. 7. 22. 17:20

열심히만 하면 정말 잘될까?(2006-09-07)


이런 회의 많이 한다.
 

매년 다음해의 목표를 정해야 할 때가 있다. 요즈음 워낙 계량적인 것을 좋아하다 보니 목표를 수치로 구체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아마도 다음과 같은 상황은 상당히 익숙한 장면일 것이다. "작년에 만든 자료에는 만족도를 60%이상으로 설정해 놓았는데, 이번에는 작년보다 한 5% 정도 올릴까?" "그래도 5%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10%정도는 어떨까요?" "그랬다가 목표 달성 안되면 그때는 누가 책임지지?" "그래요 그냥 5%정도 만 올린다고 하지요." "그래 내후년도 목표도 생각해야지." 물론 이런 식의 회의가 진행된다고 해서 내년에 당장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런 회의도 있을 수 있다. "올해보다 목표를 좀 높이 잡고 열심히 노력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내년에는 우리 과 모두가 열심히 해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도록 합시다." 두 회의에는 어떤 차이가 있어 보이는가? 후자가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결코 그리 큰 차이가 있는 회의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새롭게 등장해서 큰 성장을 보인 기업들(셀 수 없이 많다)은 결코 이런 식으로 일을 한 것이 아니였다. 그들은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그대로 둔 채로 열심히 성실하게 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이 아예 달랐다.


아마존의 사장이 남자?
Amazon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 서점으로는 Barns and Noble이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이미 1873년도에 일리노이 주의 조그만 서점으로 출발한 Barns and Noble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국전역에 지점을 가진 서점으로 자리 잡았으며 1980년대 대형 서점의 위기에도 유연하게 대처해온 기업이었다. 이때 등장한 Amazon은 Barns & Noble의 방식을 답습하고 그것 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해서 성공한 기업이 아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오프라인 방식의 영업은 생각도 하지 않았고 판매할 상품역시 온라인에 적절한 것으로만 구비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서적 판매에서 뒤진 것을 안 Barns & Noble이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었지만 그 간격을 아직도 메우지 못하고 있다.


택배회사인 FedEx 역시 처음 등장할 때 이미 미국에는 UPS와 DHL같은 엄청난 택배회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다. 기존의 잘 짜여진 시장상황에서 FedEx는 도저히 살아 남을 수 없는 회사처럼 보였지만 FedEx는 기존의 택배회사가 발견하지 못했던 물류시스템의 구멍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물류배달 방식을 창안하였으며 택배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어디서 자주 본 회사다.


씨티은행도 후발주자로서 기존의 은행이 가지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성공한 경우이다. 1928년도에 무담보 대출과 투자신탁을 도입했고, 1977년은 자동현금지급기(ATM)세계최초로 도입하였고 신용카드를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등 은행업무의 기준을 다른 방식을 바꾸는 역할을 하였다. 이제 시티은행은 100여 개국에 3400여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엄청난 기업으로 발전하였다.


이와는 반대의 경우를 한번 알아보자. 네띠앙이란 회사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한글과 컴퓨터로 모태로 해서 출발한 네띠앙은 1997년 독립하여 다음, 야후와 함께 2대 포털 사이트로 불렸고 2004년 회원수가 750만에 달하기도 했다. 인터넷 신경제 아래에서 시장의 선점을 이루어낸 네띠앙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호스팅과 유료웹페이지의 가입자를 늘리는 것 외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하였던 네띠앙은 시장점유율 0.2%의 상태로 쇠락을 길을 걸었고 결국 문을 닫을 지경이 되었다. 네띠앙의 경우라면 열심히 일을 했는지 어땠는지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델타항공의 사례를 볼 때 열심히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님을 알 수 있다.


애네들 요새 힘들단다.
현대적 기업 경영의 아버지라 불리는 톰 피터스는 그의 저서에서 델타항공의 서비스를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적이 있었다. 그는 델타항공의 직원이 보이는 친절한 서비스는 고객까지 미소짓게 할 것이라 하였다. 그런데 이런 칭찬을 받은 델타항공은 채 10년이 지나지 않아서 시장 점유율이 급락하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다른 항공사들이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을 도입하여 예약시스템을 도입하고, 가격인하를 통한 경쟁을 벌일 때 그들은 여기에는 무관심한 채 자신들의 서비스만 열심히 하였던 것이다.


정부는 기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정부에서 하는 일은 이익을 내는 것이 목적인 기업과는 달라야 한다고 말할 수 도 있다(그러면서도 기업에서 하는 것을 열심히 따라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약간씩 목표를 높이기만 한다며(솔직히 언제까지 목표를 늘일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만 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심각한 상황에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어 정부가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새로운 업무 패러다임을 창조하지 못하면 언젠가 정부가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아예 나라 자체가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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